'전처 살해' 재판서 극적 무죄…'슈퍼스타' OJ 심슨 사망

입력 2024-04-12 07:26   수정 2024-04-12 09:03


전 부인 살인 용의자로 지목돼 10년 넘게 복역하다 2021년 12월에 자유의 몸이 된 전 미식축구 선수 OJ 심슨이 사망했다. 향년 76세.

심슨의 가족들은 11일(현지시각) 심슨의 사회관계망서비스 'X(옛 트위터)'에 "지난 10일 우리들의 아버지인 심슨이 암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프로풋볼 명예의전당 회장 짐 포터도 이날 "심슨이 전날 암으로 사망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 따르면 심슨은 전립선암 진단을 받았다고 약 두달 전에 공개했고, 그동안 항암 치료를 받아왔다.

심슨은 1970년대 미식축구 '슈퍼 스타'로 명성을 떨쳤다. 미국프로풋볼(NFL)에서 11시즌을 뛰면서 1973년 러닝백으로는 최초로 2000야드를 넘게 뛰는 등 여러 기록을 남겼고, 1985년 프로풋볼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은퇴 후에도 영화 '총알탄 사나이' 시리즈 등에 출연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1994년 6월 전처 니콜 브라운과 전처의 친구 론 골드먼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그를 가리키는 물증은 많았지만 줄기차게 무죄를 주장했고, 오랜 재판 끝에 결국 무죄를 선고받았다. '세기의 재판'으로 불린 이 재판은 미국의 엄격한 증거주의 판단 등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각종 다큐멘터리와 영화로 만들어졌다.

당시 심슨 측은 인종차별주의에 사로잡힌 경찰이 심슨에게 죄를 뒤집어씌우기 위해 증거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1992년 백인 경찰관들이 과속운전으로 적발된 흑인 로드니 킹을 집단 구타한 사건으로 'LA폭동 사태'가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심슨의 재판은 큰 관심을 받았다. 재판은 방송으로 생중계됐고, 많은 미국인들은 심슨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봤으나, 흑인들 상당수는 심슨이 무죄라는 상반된 시각을 보여 미국 내 인종 갈등의 단면을 드러내기도 했다.

배심원 선정부터 평결까지 11개월이 걸린 재판 끝에 심슨은 1995년 10월 무죄 평결을 받았다. 미국에서는 무죄 평결이 내려진 사건에 대해서는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따라 항소가 허용되지 않아 재판은 이것으로 종결됐다.

피해자 가족들은 심슨의 형사처벌이 불가능해지자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그리고 민사법원은 1997년 살인사건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손해배상금 3350만달러를 유가족에게 지불하라고 판결했다. 심슨 재산은 압류됐지만, 손해배상금 대부분은 지불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심슨은 이후에도 2007년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에서 동료 5명과 함께 스포츠 기념품 중개상 2명을 총으로 위협하고 기념품을 빼앗은 혐의로 기소돼 이듬해 최고 33년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9년간 복역한 심슨은 2017년 10월 1일 네바다주 교정센터에서 가석방으로 풀려나 라스베이거스의 외부인 출입제한 주거지에서 살아왔지만 가석방 기간이 종료된 2021년 12월에야 라스베이거스를 벗어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자유의 몸이 된 지 2년 4개월 만에 세상을 떠났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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